1/16/2013

1.16

1. 오늘은 worst ever. 매달 16일은 원래 바쁜날이고, 정신없을거라 생각했지만 단단히 마음먹지 않은탓인지 실수가 계속 생겼고 그래서 더더 정신이 없었다. 수화기넘어로 나쁜 소리를 들었다. 내 실수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수화기를 놓자마자 뜨거운게 울컥. 그냥 물컵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어디 말할데가 없어서 실내화로 눈을 꼭꼭 밟으며 친구에게 하소연. 한참을 울고 털어내고 붉은끼 가라앉을 동안 웃기지만은 않지만 암튼 웃긴 이야기들로 마무리.
엄마 생각이 났다. 치매걸린 할아버지가 엄마에게 상욕을 한다며 한숨을 쉬었었다. 추운데 또 일하면서 좋은 소리 못들을 엄마를 생각하니 이게 뭐 대수인가 싶었다. 눈물이 나올까말까 할때마다 친구들 얼굴을 떠올렸다. 보고싶은데 못본지 오래된 사람들, 보고싶어도 말 못한 사람들, 옆에있어도 잘 못챙겨주는 사람들, 내가 하소연하면 트리플 싸다구를 같이 날려줄 사람들. 보고싶어서 더 찡했다.

2. 예쁜운동화를 신는 남자에게 오늘 하루 하소연을 했다. 짧게 추려서 핵심만 쏙쏙. 어쨌든 힘든 하루였다고. 뭐 깊이 알겠냐만은 위로의 말을 듣고나니 마음이 풀린다.

3. 힘들어죽겠네 하며 한숨도 깊이 쉬고, 밤공기가 좀 달라진거 같은데 생각도 하고, 너무 껴입어서 펭귄아저씨같은 하루였어 라고 생각도 하고.
편지함에 툭 삐져나온 편지. 어두워서 보이진 않는데 설마 내 것이길 바라며 일단 집어서 전등가까이 가져갔다. 눈물이 핑. 최악의 날이었는데 분명, 좋아서 핑@
글씨도 예쁘고 마음도 예쁘고.
Feel so blessed. 고마움을 어찌 전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이리길게 남긴다.
나를 위한 기록들이었는데 오늘만큼은 읽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조금 쑥쓰럽다.
굿나잇 내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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